윤달은 왜 생기고 어떻게 정해지나 — 2~3년마다 돌아오는 '덤달'의 원리
음력에 한 달이 통째로 끼어드는 윤달. 왜 필요한지, 19년 7윤법과 무중치윤법으로 어떻게 정하는지, 이사·수의 같은 풍속은 왜 생겼는지 정리합니다.
달력을 넘기다 보면 어떤 해에는 ‘윤4월’처럼 같은 달이 두 번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4월이 지나면 다시 윤4월이 오고, 그다음에 5월이 이어집니다. 한 해가 열두 달이 아니라 열세 달이 되는 것입니다. 이 여분의 한 달을 윤달이라 부릅니다. 왜 이런 달이 필요하고, 어느 달을 윤달로 삼을지는 누가 정하는지, 그리고 ‘윤달에 이사하면 좋다’는 말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하나씩 짚어 봅니다.
윤달이란 무엇인가
윤달은 음력에서 평년의 열두 달에 한 달이 더 보태진 달을 말합니다. 평년이 열두 달이라면 윤달이 든 해는 열세 달이 됩니다. 이름은 대개 앞 달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붙입니다. 4월 뒤에 오면 윤4월, 8월 뒤에 오면 윤8월이 되는 식입니다.
흔히 헷갈리는 것이 ‘윤년’과의 차이입니다. 양력에서 2월이 29일까지 늘어나는 것은 윤년으로, 하루가 더해지는 일입니다. 반면 음력의 윤달은 한 달이 통째로 더해집니다. 하루냐 한 달이냐, 양력이냐 음력이냐가 둘을 가르는 지점입니다.
왜 한 달을 통째로 끼워 넣을까
윤달이 생기는 이유는 음력이 달의 움직임을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달이 차고 기우는 한 주기는 약 29.5일이고, 이것이 열두 번 반복되면 354일 남짓입니다. 그런데 계절을 결정하는 것은 지구가 해를 한 바퀴 도는 시간, 즉 약 365.24일입니다. 두 값의 차이는 해마다 약 11일씩 벌어집니다.
이 차이를 그대로 두면 어떻게 될까요. 한 해에 11일, 세 해면 한 달가량 음력 날짜가 계절보다 앞서 나가게 됩니다. 몇 해만 지나도 ‘설’이 한겨울이 아니라 가을에 오고, 여름 명절이 봄에 걸리는 식으로 달력과 계절이 어긋납니다. 그래서 벌어진 틈이 한 달을 넘기 전에 여분의 달을 하나 끼워 넣어 음력을 계절 쪽으로 다시 끌어당깁니다. 이렇게 달의 주기와 해의 주기를 동시에 맞추려는 달력을 태음태양력이라 하고, 윤달은 그 조정 장치인 셈입니다.
19년에 일곱 번 — 윤달을 두는 큰 틀
윤달을 얼마나 자주 두어야 계절과 맞아떨어질까요. 전통적으로 가장 널리 쓰인 셈법이 ‘19년 7윤법’입니다. 19태양년을 음력으로 환산하면 대략 235개월이 되는데, 평년 열두 달로만 채우면 228개월이라 일곱 달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19년 동안 일곱 번의 윤달을 두면 두 달력이 거의 어긋나지 않고 맞물립니다.
이 셈법에 따르면 윤달은 대체로 2~3년에 한 번꼴로 돌아옵니다. 다만 이는 오랜 관찰로 확인된 규칙적인 주기일 뿐, 어느 해 몇 월에 윤달이 오는지는 해마다 천문 계산으로 따로 정해집니다.
어느 달을 윤달로 삼나 — 무중치윤법
윤달을 ‘몇 번’ 두느냐가 큰 틀이라면, ‘어느 달’에 두느냐를 정하는 실제 규칙은 무중치윤법입니다. 이를 이해하려면 24절기의 구조를 먼저 봐야 합니다. 24절기는 절기 열둘과 중기 열둘이 번갈아 놓이는데, 한 달을 여는 것이 절기이고 그 달에 속한 절기를 중기라 합니다. 예를 들어 입춘은 정월의 절기, 우수는 정월의 중기입니다.
중기와 중기 사이의 간격은 음력 한 달보다 조금 깁니다. 그래서 이따금 음력 한 달 안에 중기가 하나도 들지 않는 달이 생깁니다. 무중치윤법은 바로 이 ‘중기가 없는 달’을 윤달로 삼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동지가 든 달을 음력 11월로 고정하는 기준을 더해, 동지에서 다음 동지 사이에 그런 달이 나타나면 그 해를 윤달이 든 해로 정합니다. 눈으로 세는 것이 아니라 태양의 위치를 계산해 기계적으로 가려내는 방식입니다.
이사·수의 — 윤달에 얽힌 풍속
윤달에는 독특한 민속이 따라붙습니다. 옛사람들은 윤달을 ‘정상적인 달 밖에 덤으로 붙은 달’로 여겼습니다. 정해진 열두 달의 질서 바깥에 있는 시간이라, 좋은 기운도 나쁜 기운도, 이를 관장하는 신도 관여하지 않는 ‘공짜 달’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평소 조심하던 일도 윤달에는 탈 없이 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이런 관념에서 윤달에 이사를 하거나 조상의 묘를 옮기고, 집을 고치는 것을 꺼리지 않는 풍습이 생겼습니다. 살아 있을 때 미리 수의를 지어 두면 오래 산다고 하여 윤달에 수의를 마련하는 풍속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통적인 관념이자 문화이지, 길흉을 보증하는 규칙은 아닙니다. 실제 이사나 집수리 날짜를 정할 때는 비용과 일정 같은 현실적인 조건을 함께 따져 보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하면
윤달은 달의 리듬과 해의 리듬이 어긋나지 않도록 음력에 끼워 넣는 조정용 달입니다. 얼마나 자주 두느냐는 19년 7윤법이라는 큰 틀이, 어느 달에 두느냐는 중기가 없는 달을 고르는 무중치윤법이 정합니다. 여기에 ‘덤으로 주어진 시간’이라는 옛 관념이 더해져 이사와 수의 같은 풍속이 자리 잡았습니다. 특정 해에 윤달이 언제 드는지, 절기 날짜가 정확히 며칠인지는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므로, 실제 날짜는 그때그때 달력이나 공인된 자료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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